나에 대한 5가지 질문과 답변
원티드 프리온보딩 5월 주제로 '프론트엔드 주니어를 위한 네 가지 질문'이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오종택님의 강의라 꼭꼭 챙겨보려 한다. 사전 과제로 '나'에 대한 다섯 가지 질문을 주셨다. 글을 쓰다 보니 나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고 귀찮았다. 그래서 어딘가에 게시하는 글이라는 압박감으로 나에 대해 스스로 성실하게 알아보기 위해 여기에 글을 남긴다.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가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순응하는 편이다. 누가 울면 같이 따라 울 정도로 남에게 동화도 잘되는 편이다. 눈치를 자주 보는데 잘 보진 못한다. 개인적인 판단은 사실보다 느낌에 의지한다. 작은 일에도 의미부여를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하지만 상황에 대해서는 순진할 정도로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어떤 것들에 동기 부여가 되나요? 언제 몰입되나요?
- 동기부여 - 단란한 가정 꾸리기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나는 뭐든 귀찮아 한다. 뭔가를 할 수 있는 에너지 자체가 적은 것 같다. 스스로 움직일 동력이 거의 없고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편이다. 이왕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거 그나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잔머리를 굴렸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단란한 가정은 서로에의 관심이 필요하다. 관심에는 에너지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넘치는 에너지를 타고나 여기저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렇지 않다. 나 자신에게도 별 관심이 없는 나에겐 나에 대한 내용인 이 글을 쓰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 타성적이어도 살아 남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난 타성적으로 남아 아무것에도 관심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직업인 개발자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한 번 배워두면 평생 써먹을 수 있는 직업이 나에겐 어울릴 것 같다. 어떠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기 어려우니 몇 년 쯤 죽었다 생각하고 배워두면 평생 아무 관심없이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긴 싫었다. 억지라도 관심에 대한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내던져져 결국에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관심’이라고 표현했지만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에리히 프롬의 책 ‘사랑의 기술’에서의 ‘사랑’에 가깝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이성애로 비춰질 수 있어 관심으로 대체했다. 재미있는 관점을 가진 책이니 읽어 보시기를 추천한다.
- 몰입 - 책임감, 호기심, 나르시시즘
타인과의 약속에서 오는 책임감이 있을 때 몰입이 잘 된다. 집보다는 봉급을 받은 만큼 일하기를 약속한 직장에서 몰입이 잘 된다. 약속한 마감이 코 앞일 때 몰입도가 가장 높다.
뒷 내용이 궁금한 책이나 영상물에 몰입이 잘 된다. 등장인물에 동화될 때 빠르게 몰입 된다.
가끔 나 스스로 멋있다고 느낄 때 몰입이 된다. 그러면 몰입하는 내 자신이 또 멋있어서 무한 동력으로 몰입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을 할 때 종종 느낀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나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하고 소외되는 것을 싫어한다. 같이 있는 사람이 좋으면 어디를 가든 뭘 먹든 뭘 하든 상관 없이 다 좋다.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 공간에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어떤 무리가 있는데 소외되는 상황은 싫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해왔던 일이 있나요?
얼마나 자주 오래해야 ‘계속’으로 쳐줄지 모르겠지만 몇 년 사이 달에 적어도 수 번 씩은 해왔던 건 운동과 글쓰기, 악기 연습이다. 그 자체로 재밌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해오고 있다. 다만 그 빈도가 들쑥날쑥해 계속하고 있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하진 못할 것 같다. 자신 있게 꾸준히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유투부 및 인스타 쇼츠 시청이다. 각종 밈들을 섭렵하고있다.
이뤄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정말 해결해보고 싶은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에너지가 적다는 것이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이 글은 약 2주동안 띄엄띄엄 쓴 글이다. 글의 첫 꼭지인 성격 부분부터 성격이란 무엇인지 고찰하고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삶을 반추하면서 엄청난 귀찮음을 느꼈다. 동시에 나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나를 보며 경각심을 느꼈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 첫 일기를 쓴 지 1주째 되는 날인데 첫 날과 둘째 날만 쓰고 또 안 쓰고 있다.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지만 문제를 다시 한 번 파악했으니 이거 완전 럭키비키다.